상담을 예약하고 찾아갔는데 변호사가 아닌 '사무장'이 사건 이야기를 듣고 계약까지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법률사무소에 사무직원이 일하는 것 자체는 법이 예정한 일이지만, 직원이 할 수 있는 일과 변호사만 할 수 있는 일 사이에는 분명한 선이 있습니다. 그 선이 어디에 그어져 있는지, 의뢰인 쪽에서 무엇을 확인하면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사무직원은 법이 인정한 자리입니다
변호사법 제22조는 변호사가 사무소에 사무직원을 둘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일정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 공무원으로 일하다 징계로 파면·해임된 뒤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 피성년후견인은 사무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습니다. 사무직원의 신고와 연수 같은 사항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정하고, 지방변호사회의 장은 채용과 관련한 전과 조회를 관할 지방공소청장에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일정을 잡고, 서류를 받아 정리하고, 법원에 낼 서류의 형식을 갖추는 일은 사무직원이 돕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뢰인이 사무직원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만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넘으면 안 되는 선
문제는 사건에 대한 판단과 수임 결정이 변호사의 손을 떠날 때 생깁니다.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는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을 받거나 받기로 하고 소송·비송 사건, 행정 불복 사건, 수사기관이 다루는 사건, 그 밖의 일반 법률사건에 관해 대리·법률상담·법률 문서 작성 같은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를 알선한 사람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두 형을 함께 과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34조는 더 구체적입니다. 변호사가 아닌 사람은 변호사를 고용해 사무소를 열거나 운영해서는 안 되고(제4항), 변호사만 할 수 있는 업무로 생긴 보수나 이익을 나눠 받아서도 안 됩니다(제5항). 누구든 미리 대가를 받기로 하고 사건 당사자를 특정 변호사나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유인하거나, 소개한 뒤 대가를 받거나 요구해서도 안 됩니다(제1항). 이를 어기면 제109조 제2호로 처벌됩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칙」 제4조 제5항도 변호사 등이 아닌 제3자가 사건이나 법률상담을 수행한다고 광고하지 못하게 합니다. 직원을 상담의 주체로 내세우는 광고 문구가 보이면 한 번 더 따져 볼 일입니다.
상담과 계약 자리에서 확인할 것
- 상담하는 사람이 변호사인지, 변호사라면 이름이 무엇인지
- 내 사건의 법률적 판단, 곧 어떤 청구가 가능하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누가 설명하는지
- 계약서에 적힌 수임인이 누구인지, 법인이라면 담당변호사가 누구로 지정되는지
- 보수를 받는 명의가 계약서의 사무소나 법인과 같은지
- 직원이 모든 것을 처리하겠다고 할 때 변호사 면담 일정을 따로 잡아 주는지
상담한 사람이 변호사라고 소개했다면 이름을 메모해 두었다가 공식 명부와 맞춰 보세요. 그 방법은 등록 변호사 확인 문서에 있습니다. 계약서 내용을 자세히 읽는 일은 계약 단계에서 따로 챙겨야 하지만, 계약서에 변호사 이름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멈춰서 물어볼 이유가 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잠시 멈추세요
법률사무소 안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결정하지 말고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 변호사는 바쁘니 오늘은 직원이 다 듣고 결론까지 정리해 주겠다는 말
- 오늘 계약하지 않으면 사건을 맡기 어렵다며 서두르는 말
- 보수를 계약서의 사무소가 아닌 개인 명의 계좌로 보내 달라는 말
-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아는 사람이 있어 일이 빨리 풀린다는 말
마지막 경우는 따로 금지 조문이 있습니다. 제30조는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이 수임을 위해 재판·공소·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과의 연고 같은 사적인 관계를 드러내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지 못하게 합니다.
의뢰인에게 생길 수 있는 불편
변호사가 사건 내용을 직접 듣지 못한 채 계약이 이루어지면, 법원에 낼 주장과 의뢰인이 기대한 방향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변호사 아닌 사람이 사실상 운영하는 곳이라면 문제가 드러났을 때 사건 진행이 멈추거나 책임을 물을 상대가 흐려질 위험도 있습니다. 상담 단계에서 담당 변호사를 직접 만나 설명을 듣고, 그 이름이 계약서에 올라가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런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무직원이 먼저 사실관계를 받아 적는 것도 문제인가요?
A. 사실관계를 받아 적고 서류를 정리하는 보조 업무는 흔한 일입니다. 확인할 지점은 그 정리를 바탕으로 법률적 판단을 내리고 의뢰인에게 설명하는 사람이 변호사인지입니다.
Q. 아는 사람이 사무소를 소개해 주면서 수수료를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사건을 특정 변호사에게 소개하고 대가를 받거나 요구하는 행위는 제34조가 금지합니다. 소개받은 경로와 대가 이야기를 기록해 두고, 사무소에는 스스로 확인한 공개 연락 경로로 직접 연락하세요.
Q. 첫 상담 뒤로는 연락이 늘 직원을 통해서만 오는데 괜찮을까요?
A. 일정이나 서류 요청을 직원이 전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다만 사건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이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질문은 변호사에게 직접 답을 듣겠다고 요청하고, 받은 답을 날짜와 함께 적어 두세요.
정리
사무직원의 도움은 자연스럽지만 사건의 판단과 계약의 주체는 변호사여야 합니다. 상담 자리에서 누가 판단하는지부터 확인하고, 법률사무소 질문 목록의 다른 확인 항목과 함께 점검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변호사법 제22조·제30조·제34조·제109조 [시행 2026. 10. 2.][법률 제21857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칙」 제4조 제5항(2025. 6. 30. 개정, 2025 법규집) — 대한변호사협회 누리집 2026-10-20 확인